“풀빛이 마음을 덮는 날, 우리는 조금 더 천천히 숨을 쉰다.”
봄사무소의 전시 '초록빛 하루'는 이름만으로도 마음을 푸르게 적셔옵니다. 도심 속 가파른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 전시는, 식물이 주는 위로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감정들을 담백하게 풀어냅니다. ‘초록빛’이라는 색감은 이 전시에서 단순한 색을 넘어 하나의 분위기, 감정, 그리고 하루의 리듬이 됩니다.
봄사무소는 시각예술과 공간 디자인, 식물 설치를 결합하는 창작 그룹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하루’라는 시간의 단위를 따라 자연과 감정이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탐구합니다. 관람객은 아침의 햇살처럼 가벼운 설렘에서부터, 오후의 느슨한 공기, 저녁의 고요함에 이르기까지—하루의 흐름을 따라 식물과 오브제가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여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식물과 시간
초록빛 하루는 단순히 초록색의 나열이 아닙니다. 각 공간에는 ‘시간’이라는 서사가 담겨 있습니다. 잎이 흔들리는 아침의 바람, 점심 무렵에 쏟아지는 빛, 해가 저문 후의 그림자들.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관람객은 하루라는 시간을 ‘식물의 언어’로 다시 읽어내게 됩니다.
일상에 스며드는 예술
전시된 오브제들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도 익숙한 일상의 물건들—책상, 머그컵, 화분, 작은 창문 등—과 결합되어 있습니다. 이 조합은 예술을 특별한 공간에 가두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틈에 자연스럽게 놓아두려는 시도입니다. ‘예술이란 결국, 우리가 하루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는 봄사무소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초록빛 감정
이번 전시에서 식물은 단지 배경이 아니라, 감정의 매개체로 기능합니다. 잎이 무성하게 자란 화분은 희망을, 한 방향으로만 자란 덩굴은 그리움을, 시들어가는 잎은 지친 마음을 상징합니다. 각기 다른 식물들이 그날의 기분처럼 배치되어 있고, 관람객은 그 사이에서 자신의 감정을 조용히 마주하게 됩니다.
전시장 한편에는 짧은 시들이 식물 옆에 놓여 있습니다. "오늘도 당신은 자라나요", "빛을 향해 기울어지는 마음", "느린 것들의 속도로 살고 싶다" 같은 문장들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그 감정의 여운을 길게 남깁니다.
'초록빛 하루'는 거창한 메시지를 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작고, 조용하게, 초록의 온도를 나누는 전시입니다. 어떤 날은 지치고, 어떤 날은 괜히 울컥하고, 어떤 날은 괜히 웃음이 날 때—그 모든 하루들이 초록빛으로 감싸인다면, 우리는 조금 더 부드럽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봄사무소는 말합니다.
“모든 하루는 다르게 자라납니다. 그러니 천천히 들여다보세요.”
당신의 오늘은 어떤 초록빛인가요?
라이크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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